여행

여행 예산 계산 방법

Dailycuri 2026. 2. 27. 13:27

여행 예산은 “얼마 들까?”를 대충 찍는 순간부터 무너지기 시작해요. 막상 가면 생각보다 지출이 여기저기서 새고, ‘이 정도면 괜찮겠지’ 하다가 마지막 날에 카드값 보고 놀라는 경우도 많거든요. 저도 예전엔 항공권+숙소만 계산해놓고 나머지는 현장에서 맞추는 편이었는데, 그렇게 하면 여행 초반부터 지출 페이스가 빨라지면서 중간에 계획이 꼬이는 일이 꽤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은 여행 가기 전에 예산을 ‘항목별로 쪼개서’ 미리 계산해요. 포인트는 한 가지입니다. 여행 예산은 총액만 정해도 효과가 없고, 하루 예산(일일 한도) + 고정비/변동비 분리까지 해야 제대로 통제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실제로 쓰는 방식으로, 여행 예산을 현실적으로 잡는 방법을 정리해볼게요.

 

여행 예산이 자꾸 초과되는 이유

여행 예산이 초과되는 건 “내가 헤퍼서”만이 아니에요. 구조적으로 예산을 세울 때 빠뜨리는 항목이 많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은 항공권과 숙소만 크게 잡고, 현지에서는 교통·식비·입장료·간식·기념품 같은 변동 지출을 ‘대충’ 처리하거든요. 문제는 이 변동 지출이 하루 단위로 조금씩 누적되면서 여행 막바지에 크게 튄다는 점이에요.

특히 여행 가면 ‘예외’가 자주 생깁니다. 비가 와서 택시를 탄다거나, 웨이팅이 길어서 근처 다른 식당에 들어간다거나, 예상보다 오래 걷고 카페를 더 들른다거나요. 이런 예외는 여행에서 자연스러운 일인데, 예산이 튼튼하게 설계돼 있지 않으면 예외가 곧바로 초과 지출로 연결됩니다.

예산은 ‘고정비 vs 변동비’로 먼저 나누기

제가 예산을 잡을 때 제일 먼저 하는 건, 총액을 정하기보다 고정비와 변동비를 분리하는 거예요. 고정비는 여행 전에 대부분 확정되는 돈이고, 변동비는 현지에서 컨트롤해야 하는 돈입니다. 이 둘이 섞이면 “총액은 맞는 것 같은데 자꾸 초과”가 발생해요.

고정비는 보통 이런 항목입니다: 항공권, 숙소, 여행자보험, eSIM/유심, 사전 예약한 티켓(유니버설, 투어, 공연), 공항 이동(리무진/특급권) 같은 것들이요. 이건 미리 결제하고 숫자가 확정되니까 크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변동비는 교통비(지하철/버스/택시), 식비(아침/점심/저녁), 카페·간식, 입장료(현장 구매), 쇼핑, 예상치 못한 지출(우산, 약, 추가 충전) 같은 것들이에요. 여행 예산이 망가지는 핵심은 거의 항상 변동비에서 시작됩니다.

일일 예산(하루 한도) 잡는 공식

여행 예산을 가장 현실적으로 잡는 방법은 일일 예산을 먼저 만드는 것입니다. “총 예산 100만 원”이라고만 정하면 여행 초반에 40만 원을 써도 ‘아직 남았네’라고 착각하기 쉽거든요. 반대로 하루 한도가 있으면, 그날 페이스가 빠른지 느린지 바로 보입니다.

제가 쓰는 기본 공식은 이거예요. (총 예산 - 고정비) ÷ 여행일수 = 하루 변동비 한도. 그리고 여기서 끝내지 않고, 변동비 안에 비상금(10~15%)을 따로 떼어 둡니다. 비상금은 “남으면 좋은 돈”이 아니라 “예외를 흡수하는 돈”이에요. 택시, 갑작스런 일정 변경, 예상치 못한 추가 결제가 생길 때 이 비상금이 여행의 안정성을 만들어 줍니다.

예를 들어 고정비를 제외하고 남은 돈이 60만 원이고, 3박 4일(실질 4일)이라면 하루 15만 원이죠. 그런데 여기서 비상금 10%를 떼면 하루 사용 가능한 ‘실제 한도’는 조금 더 줄어듭니다. 이게 처음엔 답답해 보이는데, 여행 끝나면 오히려 마음이 편합니다. ‘마지막 날 카드값 폭탄’이 없어지니까요.

교통비 계산: 패스 vs 단건 결제 손익 판단

교통비는 생각보다 크게 차이 납니다. 특히 일본처럼 철도 요금이 쌓이면 체감이 큰 나라에서는 “패스를 사야 하나?” 고민을 많이 하게 되죠. 여기서 중요한 건 ‘무조건 패스가 이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패스는 정액제라 심리적으로 편하지만, 실제로는 동선이 잘 짜여 있으면 단건 결제가 더 유리한 경우도 많아요.

저는 여행 전에 대충이라도 “이동 큰 구간”만 적어둡니다. 공항↔도심, 시내 장거리 이동, 하루에 두세 번 이상 타야 하는 날 같은 것들이요. 그리고 패스 가격과 비교해 봅니다. 패스가 이득이 되려면, 보통 “그날 이동이 많을 것”이 확실해야 합니다. 반대로 구역을 묶어서 걷는 시간이 많고, 지하철을 적게 타는 일정이라면 패스가 오히려 손해일 수 있어요.

한 가지 팁은, 교통비를 “매일 동일하게” 잡지 말고 이동이 많은 날/적은 날을 구분하는 겁니다. 이동이 많은 날은 교통비를 넉넉히 잡고, 적은 날은 줄여서 전체 평균을 맞추면 훨씬 현실적인 예산이 됩니다.

식비/카페비: 제일 잘 새는 구멍 막기

예산이 새는 1순위는 저는 무조건 식비라고 봐요.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식비는 “맛집 한 끼”가 아니라, 카페·간식·편의점 같은 자잘한 지출까지 포함입니다. 이게 하루에 몇 번씩 쌓이면 생각보다 빠르게 올라가요. 특히 여행 중에는 ‘피곤해서 카페’, ‘덥거나 추워서 카페’, ‘기다리면서 카페’가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식비를 잡을 때 이렇게 나눠요. 식사(아점저) + 카페/간식 + 물/편의점. 그리고 카페/간식은 아예 상한선을 정합니다. 예를 들어 “하루 카페는 최대 1회” 또는 “카페는 이틀에 1회” 같은 규칙이 있으면 지출 페이스가 안정됩니다. 물론 여행이니까 가끔 예외를 두되, 예외는 비상금에서 처리하는 게 좋아요. 그래야 ‘기본 예산’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관광/쇼핑 예산: ‘충동 지출’ 방지 장치

여행에서 제일 어려운 건 쇼핑 통제입니다. 그 자리에서 예쁜 거 보고 “이건 한국에 없잖아” 하면서 결제하게 되거든요. 저는 쇼핑을 아예 막지는 않아요. 대신 쇼핑 예산을 ‘미리 허락’해둡니다. 예를 들어 전체 예산 중 일정 비율을 쇼핑으로 떼어두면, 그 돈 안에서는 마음 편하게 써도 됩니다.

추천하는 방식은 “큰 쇼핑 1번 + 작은 기념품”으로 나누는 거예요. 큰 쇼핑은 마지막이나 중간에 한 번만, 나머지는 소소한 기념품 정도로 제한하면 충동 지출이 크게 줄어듭니다. 그리고 여행 초반에는 쇼핑을 최대한 미루는 게 좋아요. 초반에 돈을 많이 쓰면 이후 일정에서 계속 ‘절제 모드’가 걸려서 여행이 피곤해집니다.

환전/카드 전략: 수수료로 새는 돈 줄이기

예산을 잡을 때 ‘수수료’는 생각보다 잘 빠지는 항목이에요. 환전 수수료, 해외 결제 수수료, ATM 인출 수수료 같은 것들이죠. 방법은 간단합니다. 결제 수단을 여러 개 준비해두고, “현금이 필요한 상황”을 줄이는 겁니다. 요즘은 카드/모바일 결제가 되는 곳이 많아서, 현금을 과하게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보통 기본은 카드로 하고, 현금은 “시장/교통/작은 가게” 정도에 맞춰 최소한으로 잡습니다. 그리고 현금을 여러 번 뽑기보다 한 번에 계획적으로 준비하는 편이에요. 자잘하게 인출하면 수수료가 누적되니까요. 이런 작은 수수료들이 모이면 의외로 예산을 흔듭니다.

여행 예산 체크리스트

출발 전에 아래 항목만 체크해도 예산이 훨씬 안정됩니다. 저는 여행 전날에 이 체크리스트를 보면서 마지막 정리를 해요.

  • 고정비(항공/숙소/티켓/보험)가 전부 정리됐나?
  • 변동비를 하루 한도로 나눴나?
  • 비상금 10~15%를 따로 떼어뒀나?
  • 교통비는 패스/단건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 대충 판단했나?
  • 식비(식사/카페/간식) 항목을 분리했나?
  • 쇼핑 예산을 ‘허용 범위’로 미리 정했나?
  • 현금/카드 결제 전략(수수료 포함)을 점검했나?

이 체크리스트를 통과하면, 여행 중에 “돈 때문에 불안한 느낌”이 확 줄어듭니다. 예산이 잡히면 마음이 편해지고, 마음이 편하면 여행이 더 즐거워져요.

마무리: 예산이 잡히면 여행이 편해진다

여행 예산을 잘 잡는 건 ‘절약’이 목적이 아니라, 여행의 안정성을 만드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총액만 정하는 게 아니라 고정비/변동비로 나누고, 하루 한도를 만들고, 비상금을 마련하면 여행 중에 변수가 생겨도 크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예산이 잡히면 동선도 더 좋아지는 경우가 많아요. 돈이 흔들리면 택시를 타야 할지 말지, 교통패스를 살지 말지 같은 판단이 매 순간 스트레스가 되거든요. 반대로 예산이 정리돼 있으면 결정이 쉬워지고, 여행이 훨씬 편해집니다.

다음 편에서는 “교통패스 손익분기점 계산”이나 “도시별 예산 템플릿(2박3일/3박4일)” 같은 방식으로 더 실전형으로 확장해볼게요.